동일 업종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일부 기업이 경쟁에서 실패하거나 사업을 폐업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쟁적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질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KBIZ)가 소상공인 전문컨설턴트 197명을 대상으로 창업 실패 요인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이 있다. 그 결과 73%가 자영업자의 수가 적정 수준보다 많으며, 특히 음식업과 이ㆍ미용업이 가장 심각하다고 답했다.
동일 업종의 많은 기업이 경쟁하는 경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면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이는 수익 감소와 이익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면 고객을 유치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고객은 가격이나 다른 혜택을 통해 경쟁사로 이탈할 수 있습니다.
도소매, 음식ㆍ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분야의 과당 경쟁은 폐업의 원인이 된다. 음식점업은 특별한 전문 기술이 없어도 창업이 쉽다 보니 동종 업종 간 과당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겹치면서 폐업이 늘고 있다.
음식ㆍ숙박업은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과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럼에도 영세 자영업자들이 음식업 등의 창업시장에 몰리는 이유는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낮은 진입 문턱이 ‘묻지 마 창업’을 부추기고 결국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음식점들이 과당 경쟁에 내몰리면서 폐업하게 되는 빈곤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퇴직한 사람 셋 중 하나는 치킨점 사장이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국민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치킨점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최고 인기 창업 아이템이 치킨에서 ‘커피’로 바뀌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영업 중인 전국의 커피 전문점은 대략 8만여 개로 치킨점(5만 곳 이상)보다 약 3만 개가 많다.
메뉴에 커피가 있는 각종 디저트 전문점 등을 합하면 전국의 커피 판매점 수는 10만 개를 훌쩍 넘는다. 매장 수의 증가 속도도 커피점이 치킨점을 압도한다. 커피점 수는 공단이 조사하기 시작한 지 2년 3개월 만에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킨점은 35% 늘었다.
커피 판매점이 급격히 늘면서 ‘가격 낮추기 경쟁’까지도 치열하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커피 전문점은 4,000원대 이상의 고가 프랜차이즈 매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1,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테이크아웃 전문점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이처럼 조금 뜬다 싶으면 유사 프랜차이즈가 난립해 같은 가맹점끼리도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주변에 경쟁점이 많다면 공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과당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립하는 방법뿐이다.
다만, 특정 메뉴 업소가 집단적으로 몰려 있는 ‘△△골목’ 같은 경우는 예외다. 신당동 떡볶이골목, 대구 막창골목처럼 타운 내의 식당들이 서로 경쟁자이면서 유명세의 파트너가 되는 특이한 케이스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차별적인 식당은 또 존재하겠지만.
< 폐업도 전략이다 >
월간창업경제는 현직 컨설턴트를 중심으로